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는 26일 '스윙 보터'로 꼽히는 충청에서 "지방 분권 강화"를 외치며 표심 몰이에 나섰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충남 천안시 국민의힘 충남도당에서 지방 분권을 헌법에 명시하고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제2 집무실을 조기 완공하는 등 행정수도 완성을 골자로 한 지방시대 공약을 발표했다.
그는 "중앙 정부가 다 끌어안고서 일일이 간섭하면 비효율과 낭비만 커진다"며 "지방이 주도하는 대한민국 시대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오후에는 경기지사로 재직하던 시절 최대 성과로 꼽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지원을 약속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의 차별화를 모색했다.
김 후보는 삼성전자 임원진과 면담 자리에서 "다가오는 AI 시대의 핵심은 바로 반도체"라며 반도체 특별법 통과와 규제혁신처 신설, '자유경제 혁신기본법' 제정 등을 약속했다.
그는 "이번 선거는 단순히 대통령 한 사람을 뽑는 선거가 아니라 진짜 경제와 가짜 경제의 대결"이라며 "불필요한 규제를 혁파하고 민생과 경제를 살리는 '경제 판갈이'를 반드시 해내겠다"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를 겨냥했다.

김 후보는 이날 경기 안성과 평택 오산·용인을 거쳐 서울 도봉구에서 노원·도봉·강북 집중 유세를 벌였다. 김 후보는 "계엄이다, 탄핵이다, 요즘 경제도 어렵고 시민들을 불편하게 해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유세 때마다 큰절을 하며 사죄했다.
그는 유세에서 경기지사로 재임하던 때 이뤘던 성과를 부각했다. 평택 미군기지 앞에서 벌인 유세에서는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흔들어 대는데 미국이 만약 철수해버리면 평택도 문제지만, 대한민국 평화가 유지될 수 있는가"라며 "나라를 위해 희생하시는 여러분에게 드리는 선물이 바로 평택 고덕의 삼성전자 반도체단지 120만평"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경기지사로 재직하던 당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유치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김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경기도 오산은 유쾌한 추억이 있는 곳"이라며 경기지사 시절 '택시 기사' 현장 탐방을 하던 중 열악한 오산역 주변 교통과 편의 시설을 목격하게 됐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경기도 예산 200억원을 전격 지원해 오늘날 오산역 광장을 조성할 수 있었다"며 "대통령이 되어서도 현장을 열심히 찾아다니는 '현장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퇴근길에 열린 서울 도봉구 집중 유세에는 경선 당시 경쟁 주자였던 한동훈 전 대표가 함께했다. 경기 유세엔 손학규, 이인제, 임창열 전 경기지사가 함께하며 김 후보에 힘을 보탰다. 김 후보는 페이스북에 "행정안전부 경찰국 폐지"라는 짤막한 문구의 공약을 올렸다. 선대위 관계자는 김 후보 동의 하에 이 같은 '한줄 공약'을 매일 낼 예정이라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최근 김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탔다고 보고, 역전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며 지지층 결집에 총력을 벌이고 있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선대위 회의에서 "선거 초반 열세에도 포기하지 않았다. 추호의 흔들림 없이 꿋꿋이 용기를 내어주신 여러분 덕분에 우리는 반전의 길목에 확실히 올라섰다"며 "바람은 바뀌고 있고, 격차는 빠르게 줄고 있다"고 말했다.
사전투표에 적극 참여하자는 방침을 세운 만큼, 지지자들을 안심시키고 투표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독려도 이어졌다. 선대위는 회의 시작에 앞서 사전투표 독려를 위한 피켓 퍼포먼스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