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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칠곡군 “전우여, 하늘에서 편히 쉬소서” 6·25 노병의 편지에 칠곡이 울었다… 군수까지 눈물

 

(비씨엔뉴스24) 제70회 현충일을 맞은 6일, 경북 칠곡군 충혼탑 앞은 눈물바다로 물들었다.

 

오전 10시부터 거행된 칠곡군 주관 현충일 추념식.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영령을 기리는 자리였지만, 그날 가장 깊은 울림은 한 장의 편지에서 시작됐다.

 

편지를 낭독한 이는 박덕용(92) 6·25참전유공자회 칠곡군지회장. 구순을 넘긴 그는‘전우에게 보내는 편지’를 직접 낭독했다.

 

전장에서 함께했던 전우들을 떠올리며 읽기 시작하자, 그의 목소리는 금세 떨렸고 이내 눈물로 젖어들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김재욱 칠곡군수는 편지가 시작되자마자 눈시울을 붉혔고, 이내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첫 문장부터 터져 나온 노병의 감정은, 단상이 아닌 모든 이들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피 흘리며 고통스러워하던 모습,가족을 향한 마지막 한마디가 아직도 눈앞에 아른거린다…”

 

박 회장은 끝내 편지를 다 읽어내려갔다. 그리고 마지막 문장에서 이렇게 고개를 떨궜다.“먼저 떠난 전우들이여, 하늘에서 다시 만날 그날까지 잘 있으시게나.” 그 순간, 충혼탑 앞은 숙연함을 넘어 감동의 물결로 가득 찼다.

 

참석자들은 조용히 흐르는 눈물을 닦았고, 군수와 군민, 유공자와 유족 모두가 함께 울었다. 한 노병의 절절한 편지 한 장이 칠곡을 울리고, 군수까지 울게 만든 순간이었다.

그 눈물은 단지 슬픔이 아니었다. 기억하겠다는 다짐이었고, 잊지 않겠다는 공동체의 약속이었다.

 

김 군수는“이날만큼은 우리가 그분들께 진 마음의 빚을 다시 되새겨야 한다”며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는 결코 당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회장의 편지는“이 땅에 남아 있는 우리는, 여러분이 남긴 뜻을 이어 자유와 평화를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으로 마무리됐다.

 

현충일 아침, 한 노병의 편지 한 장은 단순한 추모를 넘어, 대한민국이라는 이름 아래 우리가 지켜야 할 뿌리와 책임을 되새기게 한 살아 있는 울림이었다.